정부가 오는 12월 내놓을 범부처 '우주개발 기본계획'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소행성 탐사를 채택할지 논의에 착수한다. 누리호(KSLV-II) 임무 성공으로 독자적인 우주 탐사의 수단을 확보한 만큼 보다 도전적 과제까지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소행성 탐사는 지구로부터 최소 1억㎞ 이상 떨어진 심(深)우주의 항행 기술이 필요해,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달(지구와 평균거리 약 38만4400㎞) 탐사보다 난이도가 높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유관 기관에 따르면, 우주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모든 우주 탐사 과제가 다뤄진다. 특히 올 4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선정에서 탈락했던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 사업'의 재논의는 물론 새로운 소행성 탐사 과제도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한국천문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연구진은 2029년 4월 지구 3만1600㎞까지 최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추진했다. △2027년 10월 탐사선을 발사한 뒤 1년간 심우주 항행과 통신 점검을 마치고 돌아와 △아포피스와의 최근접 시기에 맞춰 탐사선을 10㎞ 거리까지 접근시키며 △아포피스와 동일한 궤도 및 속도로 항행시켜 관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타 대상 선정 과정에서 '아포피스를 놓칠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빠졌다.
━
NASA "아포피스 간다"…한국, 재도전할까
━
한국이 아포피스 탐사를 포기했지만, 미국항공우주부(NASA)의 판단은 달랐다. NASA는 지난 4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전달한 뒤 임무를 연장해 18개월 간 아포피스 탐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주선 명칭도 아포피스 탐사선(Apophis Explorer)이라는 의미를 담아 '오시리스-에이펙스'(APEX)로 바꿨다. 인프라·역량 편차를 감안하면, 한미의 판단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우주개발이 도전적 과제란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에 따른 예타 제외는 아쉽다는 게 국내 과학계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반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으로 보다 선제적인 우주개발 정책을 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우주 탐사를 포함한 '우주경제 시대'를 강조했고, 이에 고무된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도전적 과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난 15일 부처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아포피스 탐사 재논의 가능성에 관해 "(예타 제외 이후) 특별한 변동 사항은 없다"면서도 "우주개발 기본계획에 특정 프로젝트(아포피스 탐사) 실행 여부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천문연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아포피스 탐사 가능성에 대해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당초 2027년 10월 발사 후 약 1년 6개월간 1억㎞ 넘는 지점까지 심우주를 항행한 뒤 돌아와 지구와 가까워진 아포피스에 접근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과정을 없애고 2029년 초 발사해도 동행 비행·탐사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한미 정상이 '한미 우주대화' 재개를 공식화한 만큼, NASA와 협력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다만 소행성 탐사를 반드시 아포피스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 천문연을 비롯한 국내 연구진도 2035년 이후 새로운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미션을 발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차관은 머니투데이에 "현재 단계에서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재검토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우주개발 기본계획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세부적인 내용을 가지고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다른 관계자도 "우주 탐사의 내용이 무엇이 될지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및 더 읽기 ( K-우주개발, 달 다음은 소행성…'아포피스 불씨' 살릴까 - MSN )https://ift.tt/rWxHhV7
과학/기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K-우주개발, 달 다음은 소행성…'아포피스 불씨' 살릴까 - MSN"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