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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얼리액세스는 '독이 든 성배'다 - IT조선

입력 2022.07.18 06:00

"얼리 액세스, 어떤 xx가 만든거냐? 돈받고 미완성 게임을 팔아서 너도나도 이렇게 게임을 출시하게 만들었냐?"

"얼리 액세스 첨 취지는 좋았는데, 어느 순간 악용하기 시작했다."

게임 관련 네이버 커뮤니티에 올라온 유저들의 푸념이다. 얼리 액세스는 말 그대로 ‘좀 더 빠르게 접속’해 보는거다. 앞서 해보기도 같은 말이다. 완성작이 아닌 개발 중인 게임에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알파단계에서 미리 시장에 선보이는 게임을 의미한다.

보통의 게임사는 베타 서비스를 거치고 정식 출시 이후 부분 유료화(캐시 아이템)를 통해 투자비용을 회수한다. 또 게임 인기가 높아지면 수익창출로 이어진다. 반면 얼리 액세스는 자금력이 부족한 게임 회사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게임을 사용자에게 소개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할 지를 설명해 투자를 유도한다.

이 투자는 거창하게 많은 비용을 내는게 아니다.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하고 게임을 해보는거다. 게임회사는 그 비용으로 개발비를 충당한다. 사용자는 베타 버전을 해보고 피드백을 게임사에 전달한다. 개발자는 이를 게임에 적용해 보완한다. 이 때 이용자는 남들보다 먼저 게임을 접하고 빠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게임이 정식으로 출시되었을 때 유료 베타 테스터 역할을 한 이용자는 혜택 또는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얼리 액세스가 미완성의 게임이라는 점이다. 프로젝트가 중단될 수 있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처럼 엄청난 대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같은 성공작보다는 도중에 엎어지는 프로젝트가 압도적으로 많은 게 현실이다. 그렇게 사라진 게임 중 환불 등 이용자 대책을 내놓은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얼리 액세스 게임은 언제 완성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개발자도 모른다. 게임 유저 입장에서는 쉽게 게임을 다 해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게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완성도가 낮은 게 이유다. 열심히 하다보면 너무도 쉽게 질려 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 개발사가 마음만 먹으면 악용 할 수 있는 핑계가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일명 먹튀가 가능하다. 스캠코인처럼 ICO 이후 개발이 멈추거나 아주 약간의 개발 내역만 업데이트 하고는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기술상의 문제를 들먹이며 장기간에 걸쳐 개발비만 갉아먹을 수도 있다. 그래픽만 괜찮아 보이게 하고 버그 투성이 게임을 출시하고 버그 패치때는 손을 놓아버릴 수도 있다.

얼리 액세스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 수 많은 사람이 찾아 헤매는 성물을 만들고 싶은 게임사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앞서 지적한 문제와 같은 독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최근 게임사들은 얼리 액세스를 마음껏 활용하는 눈치다. 자칫 게임이 인기가 없어 쉽게 사라졌다는 오명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마케팅·광고용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얼리 액세스라는 어설픈 장치를 마련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어서 유저들이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한다.

유진상 메타버스부장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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