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반인 비후성심근증 환자가 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사망 위험이 감소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팀(이현정 교수·권순일 전임의)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비후성심근증 환자 7,666명을 평균 5.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비후성심근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좌심실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부정맥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심장 돌연사로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비후성심근증은 운동선수의 가장 흔한 심장 급사 원인이다.
현재까지 미국이나 유럽 등 기존 진료지침에서는 부정맥과 급사를 방지하기 위해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운동을 지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운동선수와 달리 일반인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심장 급사 발생이 적다는 몇몇 연구가 발표되면서, 일반인들도 운동을 제한해야 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설문 문항을 통해 운동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했다. 이후 운동 강도에 따라 환자들을 1,2,3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 간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고강도 수준의 운동을 하는 3그룹은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는 2그룹에 비해 총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이 각각 22%, 25% 낮았다. 일반인 비후성심근증 환자 또한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사망위험이 낮았던 것이다.
김형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후성심근증 환자 또한 건강한 일반인처럼 운동을 해야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적정수준의 일상적인 운동은 권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운동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불필요한 공포를 줄이고, 기존 비후성심근증 진료 지침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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