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도 주거 안정 고민…'공급 확대'로 해결책 찾기 -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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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영국·미국 등 '집값 급등'에 적극적인 정책 대응
무주택자 주거사다리·민간 지원·수요 억제 다각도 접근

독일 주택가격 지수 추이(2010년 100 기준). (자료=국제결제은행·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

세계 주요국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거 안정 고민이 깊다. 독일과 영국, 미국 등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집값 급등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주택자를 위한 주거사다리 정책과 민간 주택 공급자 지원 등 공급 확대 정책을 기본으로 수요 억제책을 병행하며 다각도로 주택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원장 이상호)과 한국주택학회(회장 지규현)는 23일 '글로벌 도시의 주택시장과 정책'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독일 △영국 △미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6개국의 주택가격 상승 현상과 대응 정책을 분석했다.

독일 주택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전 세계에서 안정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독일 7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평균 118.4% 올랐고, 임대료는 57% 상승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장기 안정시장으로 평가됐던 독일 주택가격과 임대료 급등은 수요에 비탄력적인 공급시장은 장기 안정을 약속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며 "현재 독일의 주택정책은 임차자 보호와 시장 친화적 정책의 새로운 균형점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영국은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민간 임대시장 임차인의 기준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등 주거비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 전체 인구 중 7분의 1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는 주택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이 주택공급 부족이라고 진단하고, 공급확대 방안을 담은 종합 주택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국내에도 디딤돌 대출, 신혼희망타운 같은 일부 무주택자 주택구매 지원정책이 존재하지만, 수혜 대상 폭이 매우 협소하고 공급량이 제한적"이라며 "영국처럼 중산층도 포함된 대다수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사다리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지역별 주택 가격 지수 추이. (자료=Land Registry·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

미국에 대해서는 포틀랜드시의 포용주택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으로 디벨로퍼와 상생할 수 있는 부담가능주택(affordable housing) 공급 방안을 담고 있다.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제공해 개발사업을 활성화하고, 서민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부담가능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포틀랜드시의 핵심 정책이다. 디벨로퍼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와 함께 공공기여 방식에 있어 유연한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상생적 주택공급을 모색한다.

또, 호주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7년까지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하자 정책적으로 용적률 상향과 대출 규제 등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를 동시에 활용하는 상황이 소개됐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교수는 "2017년까지 가격이 급등한 호주에서는 허용 용적률을 높이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인허가를 확대하는 등의 주택 공급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 정책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본은 신축 맨션 위주로 매매가가 폭등해왔으나, 노령화 심화와 도시민 실질 소득 감소 속에 실수요는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싱가포르는 공공주택을 시장보다 낮은 분양가로 대다수 국민에게 공급하는 정책과 함께 주택구매를 연금제도와 연결하는 주택금융 및 보조금 지원 제도를 활용 중이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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