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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역기 들어도 부족…우주여행서 근력 지킬 열쇠는 ‘이것’ - 경향신문

지난달 ISS 도착한 우주비행사 ‘특별 임무’

우주에서는 중력 약해져 근력 저하 불가피

몸에 ‘전기 자극’ 줘 근력 지키는 실험 시작

달·화성 등 장거리 비행 실현할 방법 주목

지구 상공 약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습. 길이 73m에 이르는 ISS 내부에는 실험실과 생활공간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들은 근력 유지를 위해 매일 운동을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구 상공 약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습. 길이 73m에 이르는 ISS 내부에는 실험실과 생활공간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들은 근력 유지를 위해 매일 운동을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비행 중인 대형 우주선 내부에서 한 탐사대원이 지구의 체력 단련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해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리기를 한다. 농구장 만한 널찍한 공간에는 자전거 같은 또 다른 운동기구가 즐비하다.

이곳은 2015년 개봉한 미국 공상과학(SF) 영화 <마션>에 등장하는 장소다. 우주선 안에서 항로를 결정하고 임무를 준비하는 곳은 다른 영화에도 많이 나오지만, 체력 단련장의 등장은 흔치 않다.

그런데 우주선 내 체력 단련장은 사실 현실적인 설정이기도 하다. 지구 상공 약 400㎞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 진짜 있기 때문이다. <마션>에서처럼 넓고 깔끔한 공간은 아니지만, ISS에선 지금도 우주 비행사들이 매일 2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우주에서 운동을 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주비행사의 근력을 지키기 위해서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선 자연스럽게 근육의 힘도 빠진다. 하지만 운동만으로 근력 저하를 전부 피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선 최근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몸에 전기 자극을 줘 근력을 지키는 실험이다.

달·화성 유인기지 설치 코앞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발사됐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ISS에 발사 이튿날 도킹했다.

ISS에 옮겨 탄 우주비행사들은 약 6개월간 200여개의 과학 연구와 실험을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공식 자료를 통해 “우주비행사들은 달과 화성, 그리고 그보다 먼 우주로 가기 위한 미래의 임무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간의 본격적인 우주 진출은 곧 현실이 될 예정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미국은 2025년 인간 2명을 달에 착륙시키고, 사람이 항상 머무는 월면 기지를 2020년대 후반까지 짓는 게 목표다.

화성 진출도 곧 다가올 미래다. NASA는 2030년대에 인간을 화성에 보낼 예정이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더 공격적이다. 셔틀버스 역할을 할 거대 우주선을 만들어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킨다는 복안을 내놨다.

중력 저하되면 근력도 ‘뚝’

문제는 인간의 근육이다. 근육의 힘은 중력이 약한 곳, 즉 우주에서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근육은 강력한 지구 중력에 저항하면서 몸을 움직이기 위해 발달한 인체 조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간이 달이나 화성에 가기 위한 우주여행을 본격화하지 못했지만, ‘중력 저하’ 때문에 우주에서 일어날 문제를 가늠할 만한 곳이 있다. 지구 상공의 ISS다. 이곳의 중력은 우주비행사들의 몸이 둥둥 뜰 정도로 약하다.

2010년 미국 마르케트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생리학 저널’을 통해 6개월간 ISS에 머물면서 하루에 2시간 30분씩, 일주일에 6번 운동을 한 우주비행사 9명의 신체를 분석했다. 우주비행사들은 트레드밀에서 땀 흘리며 뛰고, 역기의 무게감을 구현하는 특수 진공 장치로 웨이트 트레이닝도 했지만, 근력이 약 40% 줄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려면 현재 기술로 9개월이 걸린다. 비행 내내 무중력 상태에 놓인다. 근력이 크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몸 상태로 화성에 내려 과학 탐사나 일상생활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화성보다 앞서 유인 기지가 만들어질 달의 중력도 지구의 6분의 1밖에 안 된다. 사람이 장기간 머물면 역시 근력이 떨어진다.

유럽우주국(ESA) 소속의 우주비행사인 프랭크 드 위네가 2009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서 트레드밀을 이용해 달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몸이 둥둥 뜨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몸을 고정하는 줄이 허리에 결속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유럽우주국(ESA) 소속의 우주비행사인 프랭크 드 위네가 2009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서 트레드밀을 이용해 달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몸이 둥둥 뜨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몸을 고정하는 줄이 허리에 결속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전기 자극’ 줘 돌파구 마련

미국 과학전문지 스페이스 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달 ISS에 올라간 크루 드래건 우주비행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실험을 할 예정이다. ‘신경근 전기자극(NMES)’이라는 기술이 담긴 장비를 통해서다. NMES는 전압을 짧게 올렸다 내렸다 할 때 생기는 ‘전기 펄스’를 이용해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시킨다. 이런 자극을 통해 근력이 최대한 유지되게 한다.

NMES는 지구에서는 이미 널리 쓰인다. 척수 손상 등으로 활발한 신체 활동을 장기간 하기 어려운 사람 등을 위해서다. 우주에서 NMES를 이용해 실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실험에 나서는 건 유럽우주국(ESA) 소속의 덴마크인 우주비행사 안드레아스 모겐센이다. 다만 모겐센의 임무는 ‘대조군’이다. NMES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우주에서 자신의 근육에 나타나는 변화를 6개월 동안 면밀히 기록할 예정이다. 과학 실험에서 이런 대조군은 반드시 필요하다. NMES를 진짜 사용하는 임무는 조만간 ISS에 탈 다른 우주비행사들이 맡는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는 지구 궤도를 떠나 인간이 먼 우주를 탐험하는 기술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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