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워크스테이션은 전통적인 컴퓨터 기반 설계에서부터 콘텐츠 제작,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 이르기까지 예전보다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에서 생산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다양한 워크로드를 소화하기 위한 핵심 구성 요소인 ‘GPU’의 중요성도 더 높아졌다. 이 때,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GPU는 성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업 환경에 검증된 호환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AMD의 ‘라데온 프로 W7600’ 그래픽카드는 메인스트림 급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다. 최신 ‘RDNA 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이 라데온 프로 W7600의 기술적 구성은 같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라데온 RX 7600’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다양한 전문 작업 환경을 위한 드라이버 지원과 호환성 인증 측면은 설계나 콘텐츠 제작 등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전문 작업 환경에서 이 그래픽카드를 선택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된다.
AMD의 ‘라데온 프로 W7600’의 외형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은 약간의 ‘생소함’이다. 최근의 일반 사용자용 게이밍 그래픽카드가 당연하다는 듯이 최소 2슬롯 이상의 폭을 점유하는 것을 생각하면, 라데온 프로 W7600의 얇은 ‘1슬롯’ 두께 디자인은 다소 낯선 느낌을 주기도 한다. 1슬롯 두께에서 블로워 팬을 사용하는 디자인은 발열과 소음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면 물리적 호환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메인스트림 급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이 ‘라데온 프로 W7600’ 그래픽카드는 사양 구성에서부터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X 7600’과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라데온 프로 W7600의 GPU 아키텍처는 ‘RDNA 3’ 기반이며, 32개 CU(Compute Unit) 구성으로 2048개 스트림 프로세서와 32개 레이트레이싱 가속기를 갖췄다. 연산 성능은 FP32 기준 최대 20테라플롭스(TFLOPS)로, 이전 세대 대비 두 배 가량 높아졌다.
메모리는 8GB GDDR6 메모리를 사용하며, 18Gbps 속도의 메모리를 128비트 버스 폭으로 구성해 최대 메모리 대역폭은 288GB/s를 확보했다. GPU 연산 집약 작업에서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메모리의 에러 보정 기능(ECC) 지원이 빠진 건 아쉽다. 시스템과의 연결은 PCIe 4.0 x8을 사용하며, 전력 사용량은 최대 130W 수준으로 낮아 보조전원은 PCIe 6핀 전원 한 개만 연결해도 된다.
‘미디어 지원’도 라데온 프로 W7600에서 주목해야 될 부분이다. 라데온 프로 W7600은 이전 세대에는 없던 ‘AV1 하드웨어 인코더’가 추가됐고, 8K60 영상까지 하드웨어로 처리할 수 있는 인코더와 디코더를 모두 갖춰, ‘다빈치 리졸브 스튜디오’ 등 하드웨어 가속 처리를 지원하는 작업 환경에서 기존의 CPU 처리보다 큰 폭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라데온 프로 W7600에서는 복수의 인코드, 디코드 스트림을 동시 처리할 수 있으며, 비디오 인코드에 AI 최적화를 적용해 품질과 성능을 더 높일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지원 또한 크게 좋아졌다. 라데온 프로 W7600에 탑재된 ‘래디언스 디스플레이 엔진(Radiance Display Engine)’은 디스플레이포트(DP: DisplayPort) 2.1 UHBR 10을 지원하는 38.7Gbps 대역폭의 출력을 4개 갖추고 있다. 이는 기존의 DP 1.4 HBR3 25.9Gbps 출력 대비 1.5배 대역폭을 제공하며, 기존보다 더 높은 주사율이나 해상도, 색상 정확도를 지원할 수 있다. 한편, 라데온 프로 W7600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DP 2.1 규격의 출력 4개를 제공한다.
‘라데온 프로 W7600’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메인스트림 급 워크스테이션용 그래픽카드지만, 이러한 전문가용 환경을 위한 가치를 충실히 갖췄다. ‘AMD 소프트웨어: 프로 에디션’ 드라이버는 일반 사용자용 그래픽카드를 위한 드라이버와 달리, 전문 그래픽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한다. 이러한 안정성과 신뢰성을 강조하는 지표로, AMD는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를 위한 드라이버에 주요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1700개 이상의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또한 라데온 프로 W7600은 전문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기능도 제공한다. 드라이버 차원에서 제공되는 CAD 애플리케이션 등의 뷰포트 체감 성능을 가속하는 기능이나 가상 해상도, 원격 제어 환경에서의 GPU 가속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블렌더 등 개별 프로그램을 위한 GPU 가속 기능 지원이나 플러그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라데온 프로렌더’ 등도 마련됐다. AI 소프트웨어 스택인 ‘ROCm’ 또한 RDNA 3 아키텍처 기반 GPU 지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테스트 시스템은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KS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Z790-P 게이밍 와이파이 메인보드, DDR5-4800 64GB 듀얼 채널 메모리를 사용했다. 스토리지는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1TB SSD와 웨스턴디지털 8TB SATA 하드 디스크를,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2H2를 사용했다. 비교 대상으로는 하드웨어 구성이 거의 동일한 일반 사용자용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X 7600’과 경쟁사의 일반 사용자용 그래픽카드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60 Ti’를 고려했다.
‘다이렉트X 12’ 기반의 게이밍 그래픽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 테스트 결과에서, 라데온 프로 W7600은 라데온 RX 7600과 비교해 7~8% 정도 낮은 성능을 보인다. 이는 GPU 수준에서는 같은 CU 수와 메모리 용량 등의 특성을 가지지만, 쿨링 솔루션이나 그래픽카드의 최대 소비전력 설정에 따라 실제 동작 속도가 소폭 낮게 설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GPU 구성인 덕분에 대부분의 항목에서 성능 차이 수준은 거의 동일하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기반의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UL 프로시온(Procyon)’ 테스트에서는, 테스트에 사용한 그래픽카드 간 성능 차이가 그리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나마 사진 편집에서는 라데온 프로 W7600이 지포스 RTX 4060 Ti보다 소폭 성능이 높고, 비디오 편집에서는 지포스 RTX 4060 Ti 쪽이 라데온 프로 W7600보다 소폭 성능이 높은 정도다. 그리고 라데온 프로 W7600과 라데온 RX 7600 간의 유의미한 성능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지포스 RTX 4060 Ti와의 비교에서는 항목에 따라 성능 추이가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 흥미롭다. 3dsmax-07이나 solidworks-07 등에서는 지포스 RTX 4060 Ti 쪽이 제법 큰 성능 우위를 보였지만, 반대로 energy-03이나 medical-03, snx-04에서는 라데온 프로 W7600 쪽이 훨씬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게이밍용 3D 성능이 높은 경쟁사의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와 비교하면, 라데온 프로 W7600은 ‘왜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를 사야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UL 프로시온의 윈도ML 기반 AI 추론 성능 테스트에서, GPU를 사용한 AI 연산 성능에서 라데온 프로 W7600은 라데온 RX 7600이나 지포스 RTX 4060 Ti와 비교해 의미 있는 차별화 요소를 보여 주지는 못했다. 블렌더(Blender) 3.6.1의 렌더링 테스트에서도, 라데온 프로 W7600은 같은 조건에서 라데온 RX 7600 대비 의미 있는 차별화 요소를 보여 주지 못한 모습이다. 한편, ‘라데온 프로렌더’는 라데온 프로 제품군 뿐 아니라 일반 라데온 RX 제품군이나 경쟁사의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라데온 프로 제품군만의 경쟁력은 아니다.
전문가의 작업 환경에서 성능 뿐 아니라 작업 환경의 안정성과 신뢰성은 모두 작업 시간과 비용, 생산성 측면으로 정량화될 수 있는 만큼, 어느 하나라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와 워크스테이션의 가치는 높은 성능 뿐 아니라, 가치 창출을 위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환경과의 완벽한 호환성과 신뢰성, 안정성을 ‘보증’하는 데서 나온다. 전문가용 그래픽카드가 게이밍용 그래픽카드와 차별화되는 지점도 이 ‘소프트웨어’ 영역이 핵심이다.
전문 작업 환경에서 일반 사용자용 그래픽카드와 일반적인 PC가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와 워크스테이션과 비교해 손색 없는 성능을 보인다 해도,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와 워크스테이션을 선택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검증된 신뢰성’이다. AMD가 ‘라데온 프로’ 계열 그래픽카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편의 기능들은 전문 작업 환경에서 생산성을 한층 더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599달러(한화 약 80만원)의 공식 가격은 이런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훌륭한 경쟁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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