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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몬토사우루스, 정말 발굽 가졌을까 - 스푸트니크::sputnik

백악기 공룡의 발에 발굽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피부 조직이 포함된 미라화된 공룡 화석이다.

미국 뉴욕공과대학교 연구팀은 12일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낸 논문에서 백악기 후기에 번성한 초식공룡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가 발굽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발견된 지 100년이 넘은 에드몬토사우루스는 2013년 닭과 같은 벼슬이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로도 주목받았다.

연구팀은 ‘다코타’라는 애칭이 붙은 에드몬토사우루스 미라, 즉 피부 등 일부 조직이 보존된 공룡 화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굽의 존재를 확신했다. 다코타는 지금까지 고생물학자들이 마주한 에드몬토사우루스 화석 중 가장 온전한 표본이다.

Ⓐ다코타 표본을 바탕으로 연구팀이 재구성한 에드몬토사우루스. 앞발 끝이 발굽 형태다. Ⓑ다코타의 부위별 보존 정도. 검은색은 아무 조직도 남지 않은 부분, 밝은 회색은 뼈대, 빨간색은 피부 일부, 노란색은 온전한 피부가 각각 보존된 영역이다. <사진=뉴욕공과대학교·PLOS ONE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골격 형태의 다른 공룡 화석과 달리 피부 조직이 남은 다코타의 앞발에 주목했다. 에드몬트사우루스가 앞발가락을 네 개 가졌다는 것은 골격을 통해 알려진 사실인데, 다코타의 경우 발굽에 가까운 형태였다. 튼튼한 외피가 발바닥까지 뻗지 않아 말발굽과는 다르지만 겉모습은 많이 닮았다.

공룡의 앞발이 발굽 형태로 보존된 경우는 결코 흔치 않다. 연구팀은 다코타가 미라 형태로 보존된 덕에 이번 발견의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발굽의 존재와 함께 다코타가 미라화된 과정에도 의문을 품은 연구팀은 약 6600만 년 전 육식동물에 의해 죽은 다코타 사체가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표에 머물다 서서히 건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관계자는 “다코타의 피부 일부에는 이빨에 물린 커다란 자국이 남았다”며 “육식동물에게 물린 후 죽은 다코타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앞다리와 꼬리 일부, 내장을 뜯긴 뒤 건조한 환경 속에 차츰 미라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지의 포식자의 무지막지한 이빨과 턱 힘에 의해 다코타의 체벽은 관통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구멍으로 체액과 가스, 미생물이 배출되면서 사체가 덜 부패됐고 비늘 모양의 단단한 피부는 햇빛을 받아 바싹 건조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왼쪽 뒷발은 발가락이 있지만 Ⓔ앞발은 발굽 형태가 확연하다. Ⓓ는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꼬리 왼쪽 근위부의 비교적 온전한 피부 조직을 보여준다. Ⓕ는 Ⓔ의 x축을 촬영한 CT 이미지다. <사진=뉴욕공과대학교·PLOS ONE 공식 홈페이지>

에드몬토사우루스는 주로 피부 또는 피부 윤곽이 찍힌 인상화석 형태로 발견된다. 이에 대해 조사 관계자는 “포식자들은 다코타의 딱딱한 피부가 감싼 살보다는 연한 내장을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부패하기 쉬운 내장을 육식동물이 먹어치우면서 다코타의 피부 조직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다코타의 사체가 땅에 자연스럽게 파묻힐 무렵 건조한 피부가 뼈를 랩처럼 감싼 형태였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코타의 피부가 생전 상태보다 오므라든 것을 근거로 들었다.

고생물학자들은 흔치 않은 형태의 다코타 화석을 연구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코타의 피부는 단순한 인상화석 수준을 넘어 그 자체를 3차원 형태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다코타는 윤곽뿐 아니라 피부 자체가 6600만 년 이상 보존된 아주 귀중한 표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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