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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97)]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배우 이우승 - 데일리안

‘웃는남자’ 퀘스트 박사·기타리스트·의장 역 등

8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EMK뮤지컬컴퍼니ⓒEMK뮤지컬컴퍼니

2003년 뮤지컬 ‘펑키펑키’로 데뷔한 뮤지컬 배우 이우승은 벌써 19년째 무대를 지키고 있다. 긴 시간동안 무대에 오른 사람에게서 흔히 보여지는 자만이나 안일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캐릭터 하나를 만듦에 있어서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열정도 마다않는다. 이런 그의 노력 덕분에 그의 캐릭터들은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달 10일 개막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웃는남자’에서도 그의 캐릭터 해석 능력은 유독 돋보인다. 그는 컨퀘스트 박사로 극의 시작을 열고, 기타리스트, 의장 등 각각의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면서 작품에 풍성함을 더하는 일등 공신이다.

-‘웃는남자’와는 처음 인연을 맺게 됐죠.

오디션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운 좋게 합격했습니다. 이전 시즌들의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워낙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과정이 설레고 즐거웠습니다.

-연습 과정도 궁금합니다. 연습 당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는 떠오르진 않지만, 워낙 베테랑인 배우들과의 연습이어서 호흡이 좋았습니다. 연습 내내 별 탈 없이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에서 어떤 역할들을 맡고 있나요?

컨퀘스트 박사와 기타리스트, 의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컨퀘스트 박사는 17세기 후반 영국 런던의 어린이 연쇄 납치 사건의 주범 ‘콤프라치코스’의 주동자입니다.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으로 만들어 괴물쇼에 팔아먹는 파렴치한 인간이죠. 온갖 추악하고 역겨운 행동을 하면서도 죄책감도 없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태풍에 배가 난파되고 죽기 직전에서야 그동안의 행동들이 얼마나 사악하고 파렴치한 행동들이었는지 깨닫고 사죄하며 죽음을 맞이합니다. 마르고 예민한 성격에 감정 폭이 극과 극이라 상대방이 기분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기타연주자 이름은 앙리입니다. 프랑스 출신 출신이고 선천적으로 다리가 약해서 활동적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씬 중에 앉아있을 때가 많을 겁니다. 어릴 적부터 혼자 기타 치는 게 가장 행복했습니다. 눈을 뜨면서 잠들기 전까지 기타 연주만 하고 베짱이 같은 인간입니다. 배가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근심, 걱정 안 하고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 살아갑니다. 밥보단 술을 좋아합니다.

의장은 귀족들 중에 가장 높은 직책이고 왕족의 조금 먼 친척이기도 합니다. 사교성이 좋고 눈치가 빠르고 아첨에 능합니다. 앤 여왕에게 잘 보이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꽤나 구체적인데요. 평소 캐릭터를 만듦에 있어서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에 집중하는 편인가요?

맞아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캐릭터가 자라온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아온 경험들이 지금의 제 모습인 것처럼요. 그러다보니 캐릭터가 자라온 환경과 상세한 설정을 생각해서 연기에 적용하는 편입니다.

-여러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컨퀘스트 박사가 제일 애착이갑니다. ‘웃는 남자’의 오프닝이라서 부담감도 있었고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거든요.

-앙상블로 극에 참여하면서 고충이나 보람을 느끼는 지점도 궁금해요.

글쎄요. 특별히 힘든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배우로서 무대에 있는 나날들이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매 공연의 첫 공연 날인 것 같아요. 관객분들과 처음 만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첫 공연은 언제나 보람되고 설레는 것 같습니다.

-‘웃는남자’에서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는요?

‘웃는남자’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를 좋아합니다. 이유는 얘기 안 해도 아시겠죠?(웃음)

-다음 시즌에도 함께 하게 된다면,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으실까요?

다음 시즌도 지금과 같은 역을 맡고 싶어요. 아무래도 지금 연기하고 있는 캐릭터에 애정이 많은가 봅니다.

ⓒEMK뮤지컬컴퍼니ⓒEMK뮤지컬컴퍼니

-데뷔가 2003년 ‘펑키펑키’라는 작품이라고요. 벌써 데뷔한지 19년이 됐어요.

사실 어렸을 때는 영화배우가 꿈이었습니다. 그러다 학교에서 ‘지하철1호선’이라는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그 때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제 모습이 낯설지가 않았어요. 굉장히 매력 있는 장르라 생각하고 그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뮤지컬 배우로서 살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요?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서 그들의 반응을 느끼면서 연기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게 가장 큰 희열이고, 오랜 시간 뮤지컬을 하게 만드는 행복한 원동력입니다.

-데뷔 당시와 지금, 많은 것들에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장 큰 변화는 뮤지컬의 대중화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을 보시는 관객분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졌어요. 또한 뮤지컬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더 노력해서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겠죠.

-뮤지컬 배우로 생활하면서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도 겪었는데요.

네, 팬데믹 기간이 제 슬럼프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 열심히 연습하던 공연이 취소되고 한순간 백수가 됐죠. 허탈함에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약 1년 6개월 정도, 배달을 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무대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고요.

-‘위키드’ ‘킹키부츠’ ‘레베카’ ‘두 도시 이야기’ 등 수많은 작품들에 참여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를 꼽자면요?

데뷔작인 2003년 ‘펑키펑키’를 꼽고 싶어요.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잘 하는 게 없어서 그냥 열심히만 했거든요. 막내여서 형님 누님들 도움도 많이 받고 예쁨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 혹은 캐릭터도 있나요?

예전에는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이제는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우승 배우의 활동 계획, 방향성도 궁금합니다.

특별한 활동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공연을 거듭할수록 아주 조금이라도 더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무대에 서있는 모든 순간이 진실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좋은 배우’가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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