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이 민간 기업에게 우주정거장의 지위를 넘기고 인공위성의 무덤으로 불리는 남태평양의 ‘포인트 니모’에 수장된다.
2일(현지 시간)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는 의회에 제출한 'ISS 전환 계획' 보고서를 통해 향후 ISS 운영 계획과 노후화된 시설의 처리 계획을 밝혔다. 이는 12월 31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ISS의 공식 수명을 2024년에서 2030년까지 연장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ISS는 2030년까지 운영되며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변모하게 된다. 민간 기업이 쏘아 올린 모듈들이 ISS에 도킹 돼 단계적으로 우주정거장이 상업적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다.
나사는 2031년 1월, 은퇴한 ISS는 궤도를 이탈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한 뒤 뉴질랜드 동쪽 해역인 남태평양 ‘포인트 니모(Point Nemo)’에 수장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포인트 니모는 ‘우주선 묘지(Spacecraft Cemetery)’라는 별명을 가진 지역으로 임무가 끝난 인공위성 등이 회수되는 지점이다. 인적이 없고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니모는 라틴어로 '아무도 없다'는 뜻으로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네모(Nemo) 선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998년 첫 모듈 ‘자르야(Zarya)’가 발사를 시작으로 건설에 돌입한 ISS는 2011년 완공됐다. 고도 300~400km의 저궤도에 머무르고 있는 이 과학실험실을 건설하기 위해 나사는 물론 유럽우주국(ESA),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등 19개국에서 200여 명의 우주비행사가 참여했다.
20년 이상 우주공간에 머문 국제 협력의 상징, ISS는 현재 노후화의 징후를 하나 둘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다목적 과학·연구 실험실 모듈 '나우카'가 도킹한 뒤 정상 자세보다 45도 기우는 가 하면, 화재나 잔고장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이유로 2025년까지만 ISS 운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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