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전도연과 류준열,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인간실격'은 최선을 다해 걸어왔지만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전도연(부정)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류준열(강재)이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해 치유와 공감의 서사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연출한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 모두 첫 드라마에 입문한다.
허진호 감독은 "'인간실격'은 인간이 되기 위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격을 갖추려고 하는데 그 자격을 갖출 수 없다고 느낄 때 느끼는 상실감, 상처를 내포하고 있는 제목이다. 부정과 강재가 서로의 아픔 속 공감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라면서 "전도연, 류준열 배우가 만나는 장면에서 두근거렸다. 극 중 역할에 몰입해 그들의 상처를 다독여주는 모습에서 작은 감동들이 느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본인 스스로도 드라마를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밝힌 허진호 감독은 "대본을 봤는데 너무 좋았다.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이 어떤 특별한 사람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적 아픔, 슬픔이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서 용기를 얻었고, 전도연 배우와 만나 얘기를 나누며 더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고생은 많이 했다. 영화 3~4편을 만든 느낌이다"라고 털어놨다.
영화와의 차별점과 관련, "영화는 대본이 완성된 후에 감독이 현장에서 작업을 하는데 드라마는 대본이 다 안 나온 상황에서 가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과 답답함이 있었다. 근데 그런 부분들이 재밌었다. 영화에선 전체를 알고 들어가서 그걸 만들어가는 입장이었다면, 드라마는 이것이 어떻게 될지를 계속 궁금해하면서, 상상하면서 만들어가니 신선했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시나리오가 좋은데 극장에서 즐겼던 작품의 두 분(허진호 감독, 김지혜 작가)과 함께한다니 무조건 하겠다, 제발 좀 써달라고 했다. 결정하기 쉬었다"면서 "이번에도 청춘에 대한 이야기인데 지금까지 작품과 결이 좀 다르다. 그전엔 성장의 느낌이 강했다면, 강재는 본인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느낀 후 길을 잃는다. 길을 잃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씁쓸함이 기존과 다른 느낌의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매력을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전도연과 류준열은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감을 가지고 연기했다. 그리고 "정말 치열하게 연기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허진호 감독은 "두 사람이 연기할 때 연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보는 맛이 있었다. 기대해도 좋다"라고 치켜세웠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물었다. 류준열은 "공감인 것 같다. 두 사람의 얘기를 극 중 많이 하겠지만 부정, 강재 외 다른 이야기도 정말 재밌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도달하고 싶은 길은 결국엔 '평범'이다. 그 부분을 중점으로 봐 달라"라고 답했다. 전도연은 "부정은 꽉 닫혀 있는 인물이라 그 인물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가느냐가 제일 큰 걱정이었다. 너무 걱정돼 부정이란 인물을 알고 싶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노력과 상관없이 강재로 인해 마음이 서서히 열리더라. 부정이 강재에게 마음이 열린 것처럼 난 류준열 배우에게 마음을 열었다"라며 "시청자들이 부정에 대해 모르고 봤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알아도 알 수 없는 게 사람이지 않나. 그냥 부정을 지켜보며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인간실격'은 JTBC의 개편된 주말극 첫 주자다. 금토극에서 주말극으로 이동하고 기존 방송 시간도 30분 앞당겨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달라진 주말 저녁 생활 패턴을 반영해 최적의 시간대로 개편을 단행한 것. 처절한 어둠 속 평범한 사람들의 빛과 희망을 전할 '인간실격'은 4일 첫 방송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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