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달에서도 화산 활동이 활발했다는 흔적이 새로 발견됐다.
미국 비영리 조직 행성과학연구소(Planetary Science Institute, PSI)는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 지하에서 천천히 열을 내는 거대한 열원을 특정했다고 발표했다.
PSI 소속 매튜 지글러 박사는 중국이 발사한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와 2호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특이점을 확인했다. 2007년과 2010년 각각 발사된 '창어' 1호와 2호는 달 표면의 사진을 찍고 온도 변화를 측정해 왔다.
'창어' 1·2호가 수집한 달 뒤편 지역별 온도 분포도를 들여다보던 지글러 박사는 진작부터 화산 지대로 여겨져 온 콤프턴 벨코비치(Compton Belkovich) 지역 중 일부에서 온도가 특히 높은 부분을 발견했다.
붉은 점처럼 나타난 지역은 폭 약 20㎞였다. 이곳의 원소 조성을 들여다보니 규소가 풍부했고, 주위보다 온도가 약 10℃ 높았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당초 이 열원이 달 내부에 숨겨진 의문의 인공물일 가능성을 떠올렸지만, 이내 아주 오래된 달 화산 활동의 흔적이라고 의심했다.
지글러 박사는 "지구의 경우 화강암은 화산 아래에 자리한 마그마가 차가워짐으로써 지하 깊숙이 형성된다. 이때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물이나 지각판"이라며 "달에는 물도 지각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달 화강암의 자세한 기원과 구체적 범위는 현재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박사는 "열원의 정체는 달 지각 깊은 곳에 자리한 암석이라고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원래 콤프턴 벨코비치는 화산지대로 여겨졌는데 그 밑에는 마그마가 식으며 생성된 천연 열원이 자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열원이 화강암 속 방사성 원소의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지글러 박사는 "해당 지역은 고대 칼데라(화산 분화로 생긴 구덩이)로 여겨지지만 이 화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은 35억 년 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열원이 바솔리스(batholis)라고 결론 내렸다. 바솔리스는 약 100㎢ 크기의 심성암 덩어리를 의미한다. 심성암은 마그마가 지표를 뚫지 못하고 지각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으면서 생긴다. 화강암은 대표적인 심성암이다.
지글러 박사는 "이런 대규모 바솔리스가 형성되려면 물이나 지각판의 작용이 중요하지만 달에는 둘 다 존재하지 않는다"며 "달에 이런 화강암이 생긴 자세한 원인은 추후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화산 활동이 가장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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