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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버스]달에 태극기 꽂는 날까지... '우주 산업 마중물' 여주 심우주 안테나에 가보니... - 미주중앙일보

“5초면 도착합니다.”
‘짝, 짝, 짝, 짝, 짝’ 다섯 번의 손뼉을 치며 심우주 지상안테나 개발 담당 박덕종 책임연구원(48)이 말했다. 달 탐사 위성 ‘다누리’가 보낸 ‘전자기 파동’이 여주 심우주 안테나로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실생활에서 현실감 없는 빛의 속도(30만km/s)가 이곳에서는 일상으로 적용된다. ‘다누리’는 현재 지구에서 약 155만km 떨어진 거리에서 달로 이동 중이다.
여주 심우주 안테나는 달 궤도 탐사위성 '다누리'와 교신이 가능한 국내 유일 안테나다. 어안렌즈를 이용해 찍은 사진 속 안테나가 마치 달과 교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민규 기자
22일 여주에서 만난 항국항공우주연구원 박덕종 책임연구원이 심우주안테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다누리 달탐사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4년 간 안테나 관련 분야를 맡아오고 있다.
지난 22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심우주 지상 안테나 시스템을 방문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KPLOㆍ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와 교신하고 있는 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최전선이다. 현장에서 만난 박 책임연구원은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4년 전부터 안테나 구축 및 교신운용 등의 업무를 맡은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박덕종 책임연구원(왼쪽)과 김인수 SK 네트웍스 서비스 부장이 다누리가 보내온 정보를 받고 있다. 두 명의 인원이 심우주 안테나에 상주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다누리와 교신하고 있다.
다누리로부터 수신되는 '전자기 파동'을 최대한 온전히 받아내기 위해 영하 200도 이하로 내려주는 극저온 저잡음 증폭기.
안테나 내부로 향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윙윙’대는 기계음이 귀를 때렸다. 옆에서 이야기하는 소리조차 듣기 어려울 정도다. 전자장치 모니터에는 알 수 없는 정보가 담긴 문자들을 쉴 새 없이 수신하고 있었다. 박 책임연구원은 “화면 중앙 가장 높은 점을 중심으로 다누리가 보낸 정보가 들어오는 걸 볼 수 있다”며“상태, 사진 등의 정보를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달탐사 위성 '다누리'가 보내온 메시지, 사진, 소리 등의 정보는 신호분석기를 통해 들어오게 된다.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보낸 정보를 심우주 안테나에서 수신하고 있다. 가운데 녹색점을 중심으로 정보가 들어오는 걸 볼 수 있다.
우주에서 다누리가 정보를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는 “다누리에서 텍스트값을 디지털 문자로 바꿔 약속된 프로토콜 형태로 만들고 ‘전자기 파동’ 형태로 지구로 보내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보를 잘 주고 받기 위해서는 다누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진하는 전파의 특성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매일 첫 번째로 하는 업무가 다누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이다. 우주 공간을 가로지르는 ‘전파 파동’은 태양열 잡음, 우주 쓰레기 등에 방해를 받으면 정보가 소실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다누리에 상태정보 요청, 위성 추력기 제어 및 고해상도 카메라 등에 작동을 명령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런 미션을 받은 다누리는 달로 향하는 궤도를 수정하고 달과 지구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도 했다.
지난 8월 5일 발사한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를 제작하는 모습. 사진 항우연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 위성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자기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광시야 편광카메라 등이 장착돼 있다. 사진 항우연
 지난 1이 다누리가 약 150만km 밖에서 촬영해 지구로 보내온 사진. 달(왼쪽)과 지구를 함께 담았다. 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항우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제작한 심우주 안테나는 무게 100톤, 주반사판 직경 35m, 높이 42.7m로 국내 최대 크기의 위성 안테나다. 고깔을 귀에다 대고 듣는다고 가정했을 때 크기가 클수록 귀에 대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안테나도 비슷한 원리다. 직경이 큰 이 안테나는 정지궤도 위성 안테나 대비 50배 이상의 거리에 있는 위성과 통신할 수 있다. 물론 정보를 온전하게 받기 위해 잡음을 줄이고 소리를 증폭하는 각종 전자 장비가 설치돼 있지만, 기본 원리는 같다.
 박덕종 책임연구원이 심우주 안테나 중심부에 있는 송수신 장비의 문을 열고 있다. 빛 파동 형태의 메시지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각종 전자 장비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심우주 안테나가 송수신하는데 필요한 핵심장비. 사방이 방음장치로 도배 돼 있다.
지난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출발한 '다누리'는 오는 12월 17일쯤 달에 진입할 예정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곳에서 1월 말까지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시험운행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순조롭게 마치면 '정상운영'에 들어가는데 달의 북극과 남극 상공 100km를 통과하는 원궤도를 돌며 1년 동안 2030년을 목표로 하는 달 탐사선의 착륙 후보지를 찾는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달 표면에 태극기를 꽂기 위한 마중물 역할이다. 또, 미국의 나사(NASA) 등이 원할 경우 별도의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국제협력을 통해 달 뿐만 아니라 심우주 미션에 대해 해외에 있는 선진 우주 기관을 지원해 주면서 그들과 함께 공동연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경기도 여주에 위치함 심우주 안테나. 이 안테나는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지름 35m로 200만km 떨어진 위성과 교신이 가능하다.
박덕종 책임영구원이 계단을 통해 심우주안테나 상부로 올라가고 있다. 이 연구원은 다누리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4년간 안테나 분야를 연구해오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다누리가 안정적으로 달 궤도를 돌기 시작하면 대한민국도 우주 강국으로서 본격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 프로젝트로 인해 4년째 무인텔 신세를 지고 있는데 완벽하게 미션을 마무리하고 멋진 모습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40m가 넘는 안테나에 올라 촬영한 직경 35m의 주반사판은 한눈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이 안테나는 200만km 이상 떨어져 있는 위성에서 보낸 신호도 수신이 가능하다.
심우주 안테나 끝 부분에는 원반모양의 보조 반사판이 있다. 이 장치는 안네나에서 다누리로 명령 메시지를 보낼 때 더 크고 강력하게 증폭하기 위한 장치다.

전민규(jun.minky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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