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멸종한 시기에 번성했던 초기 포유류는 빠르게 성장하고 수명은 4년 정도로 짧아 빠르게 세대 교체가 일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치아 화석을 활용한 고생물학 분석을 6200만 년 전까지 확장한 연구성과다.
영국 에든버러대와 미국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초기 포유류의 치아 화석에 남아있는 성장 흔적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8월 31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6200만년 전 팔레오세에 살던 '판톨람브다 바스트모돈(판톨람브다)'의 치아 화석을 분석했다. 판톨람브다는 공룡이 멸종한 뒤 번성했던 초기 포유류 중 하나다. 당시 포유류는 쥐 정도 크기였는데 판톨람브다는 양 정도로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판톨람브다의 치아가 투명하게 보일 정도로 얆게 절편을 만든 뒤 레이저로 치아의 화학 성분을 분석했다. 치아에는 마치 나이테처럼 하루에 하나씩 성장선이 생기는데 이를 분석하면 태어난 시기와 젖을 먹은 기간 등을 알 수 있다.
논문의 주저자인 그레고리 펀스턴 영국 에든버러대 지구과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처음 태어났을 때는 아연, 젖먹이 시기에는 바륨 원소가 검출된다"며 "이를 분석해 고대 포유류가 얼마나 오래 새끼를 품은 뒤 낳았는지, 젖먹이 기간과 치아가 나온 시기 등을 하루 단위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어미 판톨람브다는 임신한 지 7개월이 되기 전에 치아까지 발달한 새끼를 낳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생활방식은 포유류가 가지는 공통적 특성이다. 주머니에서 새끼를 기르는 유대류나 알을 낳는 단공류와 달리 태반을 통해 태어나는 포유류는 모체 안에서 초기 성장 과정을 거친다.
대부분의 판톨람브다 새끼는 생후 1~2개월 뒤 젖을 뗐고, 4살까지 살았지만 때로는 11살까지 생존한 경우도 있었다. 오늘날 비슷한 포유류와 비교할 때 성장 속도는 두 배 가량 빨랐지만 오래 살지는 못했다. 이같은 생태 특성으로 번식 속도가 빨랐던 이들의 생활사는 공룡이 멸종한 뒤 다른 종류의 포유류보다 우위를 점하는 데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로 6200만 년 전 오래된 치아 화석에서도 구체적인 나이와 성장 흔적을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간 치아 화석 분석으로 나이와 성장 흔적을 분석한 사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처럼 약 200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정도로 한정돼 있었다.
스티브 브뤼사트 영국 에든버러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66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뒤 몇몇 포유류들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거대 공룡의 생태학적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며 "공룡과 살던 당시 쥐만큼 작았던 포유류 조상이 인간이나 코끼리, 고래 등 다양한 종으로 분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치아 화석은 과거 생물의 생태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자 근거가 되지만 연구에 따라 논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올해 3월 미국 카르타고대 연구팀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38마리의 치아와 대퇴골을 분석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한 종이 아닌 세 가지 다른 종이라는 결과를 국제학술지 '진화생물학'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고생물학계 논란을 불렀고 4개월 만에 반박 논문이 나왔다. 반박 논문의 저자인 제임스 나폴리 미국 자연사 박물관 박사과정 연구원은 7월 영국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치아 측정값이 기존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치아가 빠진 경우 소켓의 크기를 대신 측정했다"며 치아 측정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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