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약속을 뒤로하고 귀가해 런닝 머신을 1시간 가까이 타면서 땀을 뺀 뒤 ‘살이 빠진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안고 거실에 누운 40대 남성 A씨.
TV를 켰는데 거부할 수 없는 음식들이 유혹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결국 야식을 주문하고 말았다. 먹어 버린 후 ‘운동도 했는데 억울하다’는 후회와 함께 부대끼는 속을 붙잡고 잠을 청한다. 억울함과 죄책감마저 든다.
이 죽일 놈의 식욕, 어떻게 죽일까. 아니 어떻게 줄이기라도 할 수 있을까.
운동 자체만으로 살을 빼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렇다. 운동은 심폐기능 향상, 혈액순환 등 인체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행위지만, 살을 빼기 위한 것이 주된 목표라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프로 선수인 손흥민·김연경 만큼의 운동량을 소화하겠다는 각오와 실천 능력이 없다면 운동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미다.
체중을 줄이고 살을 빼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식이요법(다이어트)이다.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고, 체중 감량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없다. 성패를 가를 변수는 식욕 억제다. 최대 적은 역시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몸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에너지로 쓰인 뒤 남으면 지방으로 축적된다. 식이섬유를 제외한 당질이 주적이다. 칼로리를 많이 섭취해서가 아니라 당질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질은 신체를 작동하게 하는 에너지의 주요 공급원이지만, 과다 섭취하면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된 포도당이 넘쳐 중성지방 형태로 지방세포에 쌓여 살이 찌게 된다.
당질 많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른다.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우리 몸은 지방이 축적(체지방)되기 쉬운 상태가 되어버린다. 인슐린이 ‘비만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유다. 혈당이 떨어지면 다시 배고파지면서 또 뭔가 먹고 싶어진다. 이것이 바로 ‘가짜 허기’다. 이 과정이 악순환 되면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폭식은 혈당을 높이고 비만을 부르는 적이다.
당질이 들어오면 뇌에서 도파민도 분비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더 하고 싶어진다. 쉽게 말해 중독이다. 음주, 흡연, 게임, 도박도 도파민 분비가 된다. 집착하게 되고 안 하면 불안해진다. 당질도 같은 원리다.
일단 당질 간식을 끊어야 한다. 핵심은 '줄인다'가 아닌 '끊는다'다. 한 번에 끊기 어렵다면 1주 단위로 강도를 높여 1개월을 버텨내면 한결 수월해진다. 초콜릿 과자 탄산음료를 멀리하고 아몬드나 두유, 치즈, 삶은 달걀로 간식을 그래도 과자가 먹고 싶다면 씹는 견과류도 좋다.
식사할 때 먹는 순서를 바꿔도 혈당을 낮출 수 있다. 식사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는 채소류, 단백질, 탄수화물의 순서가 가장 좋다. 밥과 같은 당질은 마지막에 먹어야 한다. 밥이 아닌 생선-고기와 같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반찬이 메인이 되어야 한다.
밥심이라는 말도 있는데 밥을 아예 안 먹을 수 없다. 식욕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식사 30분 전 물을 마시거나 껍질사과 반쪽만 챙겨 먹어도 포만감이 생겨 식욕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사과 껍질에 있는 플로리진이라는 성분을 먼저 섭취하면 포도당이 소장으로 흡수되는 것을 일정 부분 막아준다. 당이 몸 안에 쌓이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사과껍질에는 식이섬유 펙틴도 함유되어 있다.
식욕의 끝판왕인 야식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수면 시간을 앞당기는 것과 함께 고강도 인터벌 운동도 효과가 있다. 실내 사이클을 천천히 1시간 타는 것보다 가볍게 3분을 타고 30초 전력 질주하는 패턴을 30분 정도 반복하면 식욕을 떨어뜨리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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