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당초 목표지점인 라그랑주2 점(L2)에 도착해 약 6개월 동안 과학 촬영 준비를 무사히 마친 가운데 공식적인 과학 촬영 일정과 공식 촬영 이미지 공개 일정이 발표되면서 천문학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관리하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pace Telescope Science Initiatute, STScI)는 지난 1일 제임스 웹의 첫번째 풀컬러 이미지와 분광 데이터가 오는 7월 12일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제임스 웹 발사 당시 장비 전개, 주경 초점 조정, 작동온도까지 냉각하는 과정 등의 준비 단계를 거친 후 6월 말~7월 초쯤 첫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됐는데 거의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되는 셈입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임스 웹 프로젝트 과학자 클라우스 폰토피단은 "우리의 목표는 제임스 웹의 첫번째 이미지와 데이터가 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을 선보이고 다가올 과학 미션의 프리뷰를 하는 것"이라며 "이 결과물은 천문학자들과 대중이 기다려온 '와우(WOW)'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즉 관측 결과물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킬 '서프라이즈'라는 것입니다.
앞서 지난 3월 16일 제임스 웹은 6.5m 크기의 벌집모양 주경의 초점을 맞추는 과정을 완료했고 테스트로 촬영한 이미지가 전세계에 공개됐습니다. 이때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제임스 웹의 매우 선명한 광학해상도에 앞으로 내놓을 결과물이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첫 결과물은 어떤 것이 될까?
장기간 촬영 준비를 거친 제임스 웹의 역사적인 첫 결과물이 될 대상 천체는 어떤 것일까요. 연구소에서 첫 관측 대상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학계과 대중의 관심은 더욱 고조됐습니다.
연구소는 7월 공개될 이미지와 데이터에 대해 "첫번째 이미지 패키지(광학 이미지와 분광 데이터)는 미션에 영감을 준 과학적 주제를 강조할 것이며 초기 우주, 시간을 통한 은하의 진화, 별의 수명 주기와 같은 주제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웹이 시운전을 거친 첫 공식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희미하거나 너무 멀리 떨어진 천체보다 적당한 거리에서 비교적 균일한 빛을 발산하는 은하를 촬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일각에선 약 17광년 거리의 대마젤란 은하가 촬영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설득력은 다소 떨어집니다. 지난달 스피처 적외선 망원경과 제임스 웹의 비교 테스트 사진에 일부분 대마젤란 은하를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만큼 7월에도 같은 대상을 촬영하면 예고편 후 본편을 공개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떤 천체가 공개되더라도 기존 활동했던 망원경들의 성능을 아득히 넘어선 고품질의 결과물을 보여줄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름처럼 복잡한 제임스 웹의 거미줄 같은 미션 스케줄
제임스 웹은 가동예상수명인 10여년간 쉴 틈 없이 미션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발사 첫해인 2022년 일정만 해도 1분 1초까지 아껴야 할 만큼 빼곡한 미션 스케줄이 준비돼 있기 때문입니다.
미션 일정은 전세계 과학자들의 관측 제안서를 받아 선별해 진행하는 일반 관측은 물론, 제임스 웹 프로젝트에 기여한 국가와 기관에도 기여관측 시간이 배정됐습니다.
발사에 직접적인 기여를 한 유럽우주국에는 총 관측시간의 15%가 배정받았고 근적외선 이미저 및 슬릿리스 분광기(Near-Infrared Imager and Slitless Spectrograph, NIRISS)를 제공한 캐나다우주국(CSA)에는 5%의 관측시간이 배정됐습니다.
약 6000시간이 부여된 일반관측에는 1000개 이상 접수된 관측 제안서중 266개가 선별됐습니다.
선별된 제안서(Cycle 1 go)는 외계행성과 원반, 은하계, 은하간 매개체와 성운 주위의 매개체, 우주의 거대 구조, 태양계 천체, 항성물리학과 종류, 항성 종족과 성간매질, 초대질량블랙홀과 은하핵 등 8가지 분류의 주제로 나눠 선별됐고 이 제안서들은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제임스 웹으로 무엇을 보게 될까?
제임스 웹이 수행할 266개의 미션은 하나하나가 우주에 대한 인식을 드라마틱하게 높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다양한 미션들 중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몇가지 미션을 소개합니다.
① 초기 우주의 별 '에렌델' 관측
첫번째는 우주의 초창기 별이라고 추정되는 에렌델(Earendel) 관측입니다. 지난 3월 허블 우주망원경은 빅뱅 이후 9억년 뒤 쯤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별을 발견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천체 물리학자인 브라이언 웰치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약 129억 광년 거리의 별인 에렌델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에렌델은 고대 영어로 '새벽별(Morinig Star)'을 뜻합니다.
에렌델의 발견은 우주의
으로 가능했습니다. 에렌델은 지구와 약 129억 광년 떨어져 있어 가시광선과 근자외선 파장을 촬영하는 허블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했지만, 이례적으로 중력렌즈 효과로 약 1000배 밝게 증폭돼 관측이 가능했습니다.현재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주 초창기때 생성된 별 또한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멀어질수록 빛의 파장이 늘어나 빨갛게 변하다 적외선 영역까지 늘어나는 적색편이 현상이 발생합니다.
가시광선과 근자외선을 촬영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는 관측에 한계가 있죠. 그래서 천문학계는 적외선 영역을 촬영하는 제임스 웹으로 에렌델을 포함한 또다른 초기 우주의 흔적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②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적색왜성계 트라피스트-1 관측
두번째는 트라피스트-1(TRAPPIST-1) 적색왜성계 관측입니다. 지구에서 물병자리 방향으로 약 39광년 거리 떨어져 있는 이 왜성계는 7개의 행성이 공전하고 있어 8개의 행성이 공전하는 태양계와 닮은꼴 입니다. 중심별을 공전하는 행성 중 6개가 표면이 암석으로 구성된 지구형 행성이기도 합니다.
미카엘 질롱 리에주대 우주과학기술천체물리학연구소 교수팀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라실라 천문대에서 이 적색왜성계를 처음 발견했고 2015년 5월 네이처지에 발표했습니다.
발표 당시에는 공전하는 행성이 3개만 발견됐지만 이후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통한 후속 관측으로 4개의 행성이 더 추가됐습니다. 행성 이름은 적색왜성계 가운데 중심별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행성부터 소문자 알파벳 b부터 붙여졌습니다.(트라피스트-1b, 트라피스트-1c…)
이 적색왜성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트라피스트-1의 행성들은 태양계 대비 중심별에 매우 가까이 붙어서 공전하고 있습니다. 7개의 행성의 공전 궤도가 수성 궤도보다 좁습니다.
그렇다면 행성 모두 수성·금성처럼 표면이 뜨거운 행성들로 이뤄졌을까요. 재미있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중심별은 태양보다 크기가 매우 작고 그만큼 핵융합을 적게 해 표면온도가 낮습니다. 모닥불을 피웠을때는 손을 가까이 대도 따뜻하지만 캠프파이어처럼 커다란 불은 멀리있어도 뜨거운 것과 비슷합니다.
이 덕분에 공전하는 모든 행성이 과도한 열영향을 받지 않았고 태양계 행성처럼 배치된 순서대로 열을 받았습니다. 생명체 발생 가능성이 있는 궤도 '골디락스존'도 형성돼 있죠.
태양계에선 지구만 걸쳐있는 반면 여기선 트라피스트-d, e, f, g 등 4개나 걸쳐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네 곳의 행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은 이 적색왜성계를 관측하면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 여부를 파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중심별에서 행성의 대기를 통과한 빛의 변화를 집중 관측할 것으로 보입니다.
행성 대기에 포함된 물질은 빛이 통과할 때 일부분 흡수하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 행성에 어떠한 성분의 대기가 조성돼 있고 생명체가 만약 있다면 그 흔적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③ 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 관측
마지막으로는 우리 은하에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A*(Sagittarius A*, Sgr A*) 초대질량블랙홀 관측입니다.
궁수자리A*은 별자리 궁수자리 방향에 있는 우리은하 중심부에서 발견된 전파원으로 궁수자리A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1974년 발견된 이 지점은 흥미로운 전파원이라는 의미로 양자역학에서 들뜬 상태를 표시하는 '*'를 붙여 궁수자리A*라고 불리우게 됐습니다.
다국적 천문학자들이 모인 EHT(Event Horizon Telescope, 사건의 지평선) 프로젝트 공동연구진은 2019년 4월 사상 처음으로 M87은하의 초대질량블랙홀 관측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달 12일 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A*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 6천 광년 거리에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약 400만 배입니다. 사건의 지평선으로 알려진 블랙홀의 반지름은 질량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궁수자리A* 블랙홀의 반지름은 약 2200만 킬로미터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EHT팀은 블랙홀을 어떻게 관측했을까요. 우선 블랙홀의 촬영 매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수자리A* 블랙홀은 매우 커다란 블랙홀이지만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고 매우 어두워서 단일 광학망원경으로 관측하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블랙홀에는 일정 파장대의 전파가 방출되는데 이를 전파망원경으로 수신하고 자료를 분석해 이미지화하는 방법으로 관측이 가능합니다.
관측 수단은 마련됐지만 또다른 문제가 있는데요. 약 2만 6천 광년 거리에 있는 블랙홀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하기에는 해상도가 너무 낮았습니다.
블랙홀 관측을 진행한 EHT팀은 자료를 한 곳에 모아 전파 데이터를 분석해 이미지화시켰고, 그 결과물은 마치 희미한 도넛 모양의 고리처럼 생겼습니다.
제임스 웹은 궁수자리A* 블랙홀에 대한 고해상도 적외선 이미지 촬영을 통해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천문학계에선 아직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의 기원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죠. 기존에 거대한 블랙홀이 형성되는 건지 작은 블랙홀끼리 합쳐져서 형성되는 건지 미지수입니다.
이에 따라 적외선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은하 중심부 블랙홀의 그림자와 형태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초대질량블랙홀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임스 웹이 어떤 대상을 관측하더라도 그 결과물은 지금까지보다 '압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관측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많은 우주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런 점들이 7월에 시작될 제임스 웹의 활약이 기다려지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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