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오징어 게임' 이정재가 작품의 글로벌 인기를 비롯해 특별 출연한 이병헌, 시즌2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29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잘 먹고 잘살기 위해 만들어진 자본주의 사회가 오히려 인간의 본질과 인간성을 훼손하는 아이러니에 주목했고,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를 극한 경쟁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탈바꿈 시켜 극적인 대비를 만들었다.
이정재는 극 중 인간미 넘치는 성기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후 1년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였다.
현재 '오징어 게임'은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1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전 대륙에 걸쳐 수십 여 국가 넷플릭스 오늘의 Top10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국가 83개국 가운데 76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고. 여기에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 등 글로벌 신드롬을 이어가며 최고의 화제작에 등극했다.
이정재는 "'다음 작품은 어떤 걸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나이가 먹다보니까 악역과 센 역할만 들어오더라. 근래에 했던 작품이 극중에서 뭔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만 주로 들어왔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감독님이 기훈을 제안해주셨고,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엄청난 반응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정재는 "눈팅으로 실감하고 있다. 많은 분들께서 사진으로 올려준 것도 보고, 실제로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이 예전에 촬영했던 것도 올리더라. 오늘도 후배가 '선배님이랑 같이 찍은 이 사진 올려도 돼요?' 그러길래 올리라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요즘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와 전화가 쏟아진다고. "'오징어 게임'을 보신 시청자들도 패러디를 하시면서 영상을 올려주셨더라. 그런 것들이 재밌었다. 이분들은 우리보다 훨씬 아이디어가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 새 영화를 촬영 중인데, 쉬는 시간이 나면 그런 것들을 찾아보면서 웃는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잘생김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이번 '오징어 게임'에서는 원래 얼굴을 싹 지우고 등장했다.
그는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 지인들이 모자가 너무 안 어울린다고 왜하필 그 모자를 썼냐고 하더라. 모자를 썼으면 머리를 안에 넣어서 깔끔하게 쓰지, 그리고 옷은 저게 뭐냐고 말들이 많았다.(웃음) 촬영 전 의상 실장님과 논의를 했는데, 진짜 쌍문동의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처음 의상을 입으러 갔을 때 진짜 사이즈도 안 맞고 나한테 입혔을 때 제일 매치가 이상한 옷을 갖고 왔다. 주시는 대로 입겠다고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정재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망가졌다'는 생각은 안 한다. 어떻게 보면 연기자니까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 것"이라며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를 잘 해내기 위해 표현한 거고, '망가진다'는 생각은 준비할 때나 연기할 때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촬영 전 밤에 많이 걷기도 하고,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캐릭터를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처음 봤을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었나' 하고 한참 웃었다. '많은 것을 벗어던졌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평상시에 잘 쓰지 않는 표정과 동작이 나오더라. 오래 전에는 그런 연기를 한 게 기억났는데 근래에는 없었다.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도 '이렇게까지 핥아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최선을 다해 핥아 달라고 했는데, 목숨을 걸고 해야되니까 열심히 했다. 매 게임마다 극한의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정재는 "사실 생활 연기가 가장 힘들다. 강해 보이는 캐릭터는 초반에 설정을 잡으면 그 캐릭터로 밀고 가면서 수월하게 연기가 되는데, 생활 연기는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큐는 아니니까 혼재돼 있어서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고 연습을 하는데 자연스럽지가 않더라. 그래도 시간을 갖고 연습하니까 그런 지점들은 해소가 됐는데, 매 게임마다 극한 상황과 감정 표현 수위 등을 고민했다"며 노력했던 점을 언급했다.
'오징어 게임'에는 이병헌이 특별 출연했는데,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과의 인연도 컸고, 이정재와의 친분도 남다르다.
그는 "병헌이 형과는 데뷔를 막 했을 때부터 친해졌다. 같은 소속사에 몇 년간 있기도 했다"며 "맨날 말로만 '언젠가 한 번 해야지'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럴 기회가 없었다. 황동혁 감독님과의 연으로 '오징어 게임'에 특별 출연을 해주셔서 나와는 딱 한 신에서 만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당연히 병헌이 형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 내가 시즌2에 못 나온다고 해도 다른 작품에서라도 꼭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영석 PD가 이정재, 정우성과 함께 '삼시세끼', '시골갈이' 같은 프로그램을 하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에는 "나영석 피디님은 꿈을 이루실려면 저희 회사로 오십시오"라는 답변을 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반응이 좋아서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오히려 나보다 관계자 분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 작품도 마찬가지로 열심히하는 도리밖에 없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될 것 같다. 좀 더 응원해주시는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미소를 지었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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