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아내이자 그의 '영원한 동료' 앤 드루얀 코스모스 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는 제30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에 앞서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빈부격차 등 문제가 많은데 왜 우주에 많은 예산을 쓰냐는 질문을 받지만 과학 투자는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이 막대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세이건이 쓴 책 '코스모스'는 1980년 출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과학서적으로 꼽힌다. 책을 바탕으로 제작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TV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의 프로듀서 겸 작가가 바로 드루얀 CEO다.
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 같은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줄 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분야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게 그의 인식이다.'비욘드 그래비티(Beyond Gravity), 항공우주 강국을 향한 비상(飛上)'을 주제로 열리는 국민보고대회는 17일 오전 서울신라호텔에서 진행되며, 네이버 모바일앱의 매일경제 채널에서 생중계로 만날 수 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 최고경영자(CEO)의 '코스모스'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코스모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1980년 60개국에서 7억명 이상이 시청했고, 2014년 시즌2와 2019년 시즌3까지 방영됐다. 지난해에는 '코스모스' 책 출간 40년 만에 드루얀이 저술한 후속작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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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남은 사진이 '창백한 푸른 점'으로 보이는 지구의 모습이다. '창백한 푸른 점' 사진 이후 세이건은 생전에 직접 "이 사진은 우리가 서로를 더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삶의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조한다"고 평가했다.
드루얀 CEO는 세이건의 뜻을 계승한 가장 대표적인 인물답게 한국인에게도 우주를 통해 우리 자신과 지구를 더 잘 돌볼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주적 관점은 우리 모두가 창백한 푸른 점에 타고 있다는 진실을 일깨워 준다"면서 "100만년 가까이 수렵 채집하던 인간의 본성이 문명과 지구를 스스로 파괴하는 위협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등 각종 환경 파괴가 비가역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크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유일한 희망은 우리가 다음 생명을 위해 지구를 지키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인 우주탐사, 특히 최근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유인 화성 탐사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드루얀 CEO는 "일단 유인 우주탐사는 인간에게 위험하며 지구를 기후 재앙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로 되돌리기 전까지 유인 우주탐사를 부르짖을 자격이 없다"면서 "우주탐사는 어느 한 억만장자의 변덕이나 19세기 '강도남작(robber baron)' 같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에 의해 결정되선 안 되고 인류 모두를 위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간 기업의 이윤 창출 동기가 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지만, 다른 인간이나 생명체에게 희생과 고통을 요구한 적이 지구상에서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이건은 고고한 천재형 과학자와는 정반대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평생을 노력했다.
드루얀 CEO도 과학적 사고를 대중에게 널리 확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는 "코스모스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여러 사실을 암기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 사고와 접근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면서 "즐거운 스토리를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야 최대한 많은 사람과 과학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언으로는 기술과 국제 협력, 기초교육과 성숙한 과학 생태계를 제시했다. 드루얀 CEO는 "한국이 이룩한 기술적 성과로 로봇 우주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고, 국제 협력으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초교육으로 어린 학생들부터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과학계·산업계·정부 간 활발한 소통과 열린 태도로 과학 커뮤니티를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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