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3일이 입춘…화성은 7일이 춘분
북극 탄소얼음 녹으며 봄의 시작 알려
북극 탄소얼음 녹으며 봄의 시작 알려
지구와 달리 타원형 공전...먼지폭풍 에너지 만들어 화성에는 지구와 같은 사계절 말고도 지구에 없는 또다른 계절이 있다. 공전 궤도가 만들어주는 원일점과 근일점 계절이다. 화성은 거의 원형으로 공전하는 지구와 달리 공전궤도가 타원형이다. 지구는 언제나 태양과의 거리를 1억5천만km로 유지하지만, 화성은 가까울 땐 2억700만km, 멀 때는 2억5천만km로 태양과의 거리에 큰 차이가 난다. 화성이 근일점에 있을 때 받는 태양 에너지는 원일점에서보다 40%가 더 많다. 따라서 근일점을 지나갈 때 화성은 훨씬 더 따뜻하다. 북반구 기준으로 여름에 원일점을, 겨울에 근일점을 지난다. 이는 화성의 계절 변화를 알려주는 상징적 기상현상을 만들어낸다. 먼지폭풍(또는 모래폭풍)이다. 화성의 먼지폭풍은 남반구의 하지 직전에 시작된다. 북반구에선 겨울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화성은 남반구의 여름 기간 중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근일점)을 통과하면서 온도가 껑충 올라간다. 이때 축적된 에너지가 거대한 먼지폭풍을 일으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엔 화성 전체가 먼지폭풍에 휩싸이기도 한다. 먼지폭풍은 때론 몇주, 때론 몇달 동안 지속된다. 1970년대 화성에 착륙한 바이킹 탐사선이 측정한 폭풍의 속도는 시속 100마일이 넘었다. 먼지폭풍이 한번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지형이 완전히 달라진다.
화성 북반구에 봄이 오면 남반구엔 가을이 온다.사진은 화성 남극 부근의 분화구. 웃는 얼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구피'란 별명이 붙여졌다. 오른쪽은 2020년 12월13일 봄의 초입에 찍은 것이다. 왼쪽은 2011년 같은 계절에 촬영한 사진이다.
화성의 봄은 7개월...봄이지만 지구보단 훨씬 추워 화성의 1년은 687일로 지구의 2년에 가깝다. 따라서 화성의 사계절은 지구보다 길다. 북반구를 기준으로 봄은 7개월, 여름은 6개월, 가을은 5.3개월, 겨울은 4개월 정도다. 이번 화성연도에서 화성은 지구일 기준으로 오는 7일 춘분, 8월25일 하지, 2022년 2월24일 추분, 2022년 7월21일 동지를 맞는다. 화성의 북반구는 태양에서 가장 멀리 있을 때 하지를, 가장 가까이 있을 때 동지를 맞는다. 이에 따라 북반구의 기온이 전체적으로 남반구보다 더 높다. 이번 봄은 화성 36년이 시작되는 때다. 과학자들은 1956년 화성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먼지폭풍 현상을 기점으로 삼아, 화성 달력을 만들어 연도를 매기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춘분을 화성 한 해의 시작점으로 설정했다. 화성 36년은 다음 춘분이 돌아오는 2022년 12월26일까지다.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화성은 기본적으로 지구보다 훨씬 춥다. 태양과의 평균 거리가 지구보다 1.5배 더 먼 데다 공기도 희박해 열 에너지를 붙잡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화성의 평균온도는 영하 60도다. 겨울 극지에선 영하 140도까지 내려간다. 여름엔 한낮에 영상 20도(적도에선 35도)까지 올라가지만, 이때도 밤에는 영하 70도까지 내려갈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로버 퍼시비어런스 착륙 상상도. 나사 제공
이번 봄 지구에서 오는 특별한 손님 셋 화성은 이번 봄에 지구로부터 온 특별한 손님을 맞는다. 지난해 7월 잇따라 지구를 출발한 아랍에미리트와 중국, 미국의 화성탐사선 3대가 오는 2월 연쇄적으로 화성을 방문한다. 중동 신생국 아랍에미리트의 우주선 ‘아말’(희망)이 9일 가장 먼저 화성 궤도에 도착하고, 이어 그 다음날 중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 1호가 찾아온다. 톈원 1호는 두달 동안 궤도를 선회한 뒤 4월23일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는 18일 화성에 도착해 곧바로 착륙을 시도한다. 공기가 희박한 화성의 착륙 과정은 `공포의 7분'으로 불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https://ift.tt/3jgk1Av
과학/기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화성에 먼저 새 봄이 찾아왔다 - 한겨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