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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간 직장내 괴롭힘에 정신과 치료까지…“해결책 없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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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기 어려운 업무 떠맡기고
남의 업무까지 맡긴 뒤 문제제기하자
“이래서 처음 온 교사에게 맡기면 안돼”
피해교사는 ‘2차 피해’까지 호소
해당 교무부장, 전체메시지로 동료들에게
“떠도는 소문 사실 아니다” 주장하다
인사위 열리자 “불협화음과 아픔이 발생했다”
“동료교사의 괴롭힘에 대한 해법은 없어”
해당 고등학교 구글 로드맵 갈무리.
해당 고등학교 구글 로드맵 갈무리.
“선생이라는 직업에 회의가 들어요. 학생들한텐 ‘불합리한 일에 맞서 싸우라’고 가르쳤는데 정작 저는 제 인권을 지키지 못했으니까요.” 지난 상반기 새로 옮긴 학교에서 겪은 일을 생각하면 이한영(가명·50)씨는 여전히 감정을 추스리기 어렵다. 지난 3월 서울 구로구의 한 공립고등학교로 옮겨온 뒤 그는 동료 교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 상급자인 교무부장은 담당 업무가 아닌 업무까지 이씨에게 떠맡긴 뒤 의문을 제기하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씨가 전근오기 전인) 작년엔 학교가 잘 굴러갔다”는 식의 말을 하며 망신을 줬다. 이씨는 병원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호소’로 진단을 받아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폭력, 학생과 학생 사이의 괴롭힘은 화제가 되지만 비좁은 학교 사회에서 교사들이 동료 교사에게 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할 곳은 없다. 지난 6월 이씨도 막다른 길에 몰린 것 같았다. 27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며 처음 겪는 피해였다. 그는 끝내 국민신문고 등에 “교무부장의 과도한 업무 떠넘김과 비협조 속에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는 호소문을 올렸다. 이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그는 이 학교에 온 뒤 혼자서 시험 업무 등을 담당하는 고사계를 떠맡았다. 과거엔 다른 교사들 여럿이 함께 했던 답안지 분배도 공익요원과 함께 해야 했다. 둘이 나눠 수천장을 보느라 초과근무를 하고도 허덕였다. 뿐만 아니다. 교무부장은 학부모총회 자료집 제작, 학생의 학급 변경 등 지난해까지 다른 부원 담당이었던 업무들까지 이씨에게 떠맡겼다. 이씨를 딱하게 여긴 동료 교사나 이씨가 교무부장에게 문제 제기를 하면 “내가 업무분담을 잘못했다는 거냐”, “원래 혼자 알아서 다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핀잔을 줬다. 괴롭힘은 과도한 업무 분장을 넘어 폭언으로 이어졌다. 교무부장은 지난 6월 교무실에서 이씨를 향해 “이래서 처음 온 교사에게 고사계를 시키면 안된다. 학교에 1년은 있어봐야 돌아가는 걸 안다”고 말하는 등 지속적으로 그의 실력을 비하했다. 2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해온 이씨는 모욕을 느꼈다. 교감에게 그동안 벌어졌던 일들을 보고했지만 교무부장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처음 찾아본 정신과 병원에서 3개월의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병가를 냈다. 이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매일밤 신경안정제 없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문제제기에도 교무부장의 첫 반응은 ‘모르쇠’였다. 그는 지난 6월 “(이씨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과 일치하지 않은 얘기들”이라며 “이번 사안과 관련된 일에 대한 말씀을 자제해달라”는 전체메시지를 교사들에게 보냈다. 그는 <한겨레>에도 “이씨의 업무 미숙으로 저도 제 일이 아닌 업무를 많이 했다. (이씨에게 했다는 폭언도) 우리 부원이라 감싸고 보호하는 입장에서 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사자문위원회가 열리는 등 문제가 커지자 지난달 교무부장은 “불찰과 모자람으로 부서 내에 불협화음과 아픔이 발생했다”는 전체메시지를 돌리고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씨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조차 ‘2차 가해에 가까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교 앞에만 가도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난다. 그 어떤 치유의 손길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교사는 학교 내부 망에 “이제는 그만 용서해라”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교사간 직장 내 괴롭힘에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씨는 “여러 곳에 문의했지만 학생이나 학부모에 의한 갑질만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교권보호위원회 등을 추천했다. 제대로 된 상담시스템도 없었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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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0, 2020 at 02:4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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